마법의 사진 인터뷰 기사

마법의 사진 이야기

빛의 회전-굴절-반사로 그려내는 추상화 ‘찰칵’
 차홍규 기자 news@seoulilbo.com 승인 2021.03.25 16:05 

‘마법의 사진작가’ 윤상민

잘못 촬영 된 추상화 이미지 경험 후 ‘마법의 사진 촬영 방법’ 창안
전시회 관람객들 그림으로 오해 ‘빈번’…“촬영 기법 아직도 연구 중”
【차홍규의 사람과 사람들】

윤상민 사진작가.
.
사진을 그림처럼 표현하는 마법의 사진작가 윤상민. 윤작가와는 페이스 북을 통하여 알게 된 후로 중국 등을 같이 다니며 함께 전시를 하고 있다.

그림처럼 표현된다는 사진이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윤상민 작가는 오랜 기간 그림 같은 사진을 연구한 끝에 2016년에 ‘미래에서 온 사진’이란 책을 발간하였고, 한국보다 먼저 미국의 ‘다크 룸 갤러리’ 초대로 사진작가로 데뷔하였다.

현직 의사에서 사진작업에만 몰두하기 위해 직업을 바꾸어 수년전부터 전업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상민 작가를 만나 보았다.

◆마법의 사진이라 호칭되는 윤 작가의 사진이 기존 사진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림 같은 사진을 촬영하게 된 동기와 그 촬영 방법이 궁금한데?

일반적으로 사진은 사실적으로 표현하지만 나의 사진은 사실적인 표현을 많이 생략하여 추상화한 그림처럼 표현한다. 순수하게 카메라만을 이용하여 그림처럼 표현하며 컴퓨터 합성으로 그림처럼 표현 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간략하게 방법을 설명하자면, 빛이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 도달하는 동안 카메라 내부에서 빛이 회전, 굴절과 반사를 일으키도록 유도한다.

방법은 카메라 움직임을 이용하여 빛이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 도달하기까지 짧은 순간에 변화를 일으키도록 유도하는데 이때 단순히 카메라 움직임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적절한 촬영조건을 맞추어 주었을 때 비로소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서 빛이 수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그림 같은 이미지가 형성된다.

그림 같은 이미지가 나타나는 적절한 촬영조건은 시시때때로 바뀌고 여러 가지 촬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촬영을 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의도하지 않은 이상한 추상화 같은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법의 사진 촬영방법을 연구하게 된 동기도 그 이상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어느날 잘못 촬영된 사진이 아주 멋진 추상화 같은 이미지가 된 것을 경험한 이후 수년간 빛과 촬영조건을 연구하여 마법의 사진 촬영 방법을 창안하였다.

◆윤 작가의 사진을 본 관람객의 반응은 어떠한가, 일반 관람객과 사진작가들의 반응이 다른가?

사진작품 전시회란 것을 알지 못하고 입장한 관람객들은 사진이라고 설명하지 않으면 모두 그림으로 오해한다.

사진임을 알게 된 후에는 놀라운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무척 궁금해 한다. 관람객뿐 만이 아니고 사진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많은 관심과 그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모두 깜짝 놀라워하면서도 정말 카메라로 추상화 같은 이미지가 완성이 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아주 세밀하게 관찰하고 작품을 자세하게 촬영해가는 사람들도 많다.

일화를 소개하자면, 중국 개인전 당시에 사진 전공 청년을 아들로 둔 여자로부터 자신의 아들을 나의 제자로 삼아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아마추어, 프로 사진작가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서 직·간접적으로 내 촬영방식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온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마법의 사진 촬영 방법을 전수 하거나 세상에 공개할 의향은 없는가?

어려운 문제이다. 언젠가는 공개할 수도 있겠으나 현재는 공개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 방법이 완성된 것이 아니고 현재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작품과 현재 나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 내 작품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 새로운 방법으로 촬영하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으며 24시간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고 있다. 언제 촬영방법을 최종적으로 완성할 수 있을지 나 자신도 잘 모른다. 수많은 조건들의 변화를 실험해서 데이터를 수정해 보면서 새로운 촬영방법을 하나씩 추가해 나가고 있는데 아직은 체계적으로 데이터 정리가 되어있지가 않아서 공개가 어렵다.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인상적이었던 일이 있었으면 소개해 달라

나의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실험적으로 촬영하던 시절 이야기이다. 매일 거의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서 껌껌해질 때 까지 사찰 주위를 촬영한 적이 있다.

어느 날 순찰차가 나타나서 불심 검문을 하고 신분을 확인하며 무엇을 하는지 꼬치꼬치 캐 물은 적이 있었다. 특별한 것도 없이 사찰주위를 맴돌며 장시간 한 장소에서 촬영하고 있으니 수상하다고 생각하여 누군가 신고를 하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사진 촬영에 열중이었던 나는 갑자기 경찰에게 불심검문을 당하는 순간 무척 당황했었던 경험이 있다.

◆윤 작가의 작품에 대해 해외와 국내의 반응이 다른가?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국내외의 반응이 차이가 있다고 본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형식적인 것에 구애 받지 않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개방적인 분위기 이지만 국내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중국 루산시 미술관 개인 초대전과 위해시 미술관 개인초대전 당시에 루산 TV 뉴스와 웨이하이 TV뉴스에 내 개인전에 대한 소식이 비중 있게 방영된 이유도 자신들이 필요하다면 받아 드리려는 개방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서 문화적인 것도 폐쇄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한중미술협회에 소속된 이후로 많은 중국 전시를 하였으며 앞으로도 한중미술협회의 예정된 중국전시가 많다. 그동안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예술에 대한 부분은 생각보다 중국이 많이 개방적이다.

◆윤 작가는 특이하게 국내보다도 미국에서 먼저 전시회를 하며 작가로 데뷔하였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는가?

내가 한국보다 먼저 미국에서 사진작가로 데뷔하게 된 연유도 개방적인 문화의 차이로 생각한다.

처음 그림 같은 사진을 소개하려고 국내에서 여러 곳을 접촉을 하였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미국 ‘다크 룸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한국 아마추어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독특한 사진을 검토한 후에 무료로 전시를 할 기회를 2번이나 제공하였다.

미국의 개방적인 문화를 내가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세계 최강의 강대국으로 발전하게 된 원동력이 개방적인 문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추상은 세밀한 사실적인 표현을 생략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빼는 것은 또 하나의 더하기 이고 생략은 또 다른 창조이다. 생략된 모습에서 경계가 모호해지고 모습이 불분명해지지만 깊은 의미가 더해진 다른 모습으로 창조된다”는 윤상민 작가의 예술적 해석은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윤 작가는 추상화된 나무의 모습을 통해 나무의 나이테 깊숙한 곳에 새겨진 희로애락 그리고 희망과 꿈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 내어 소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윤상민 작가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그림같이 표현되는 사진에 관한 책을 4권이나 저술하였으며 현재 한중미술협회 회장으로 미술단체장도 역임하고 있는 윤상민 작가. 출생이 미술인이 아닌 그에게서 미술을 배우고 가는 소중한 인터뷰였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서울일보(http://www.seoul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