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사진 서문

마법의 사진_이야기가 있는 나무

사진은 사실적 표현이어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요즈음은 좀 더 자유스러운 표현을 하는 추세이다. 촬영 후 작업으로 컴퓨터에서 그림처럼 사진이 표현되도록 만드는 게 아니고 나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순수하게 카메라 작업만으로 그림처럼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세계최초로 창안하여 사용하고 있다.

빛은 직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림자에서 보듯이 직진하던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물체에 부딪치면 회절현상이 나타난다. 특수한 경우에는 빛이 직진하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내가 촬영하는 방식이 아마도 이런 경우에 속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사진을 촬영하면서 얻은 결론은 카메라 내부에서 빛의 휘어짐과 중복 및 반사가 일어나 빛이 휘어지고 그림에 덧칠하듯 표현되고 안개처럼 몽환적인 표현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정확한 기전을 알지 못한다.

카메라의 조리개는 회절현상을 더욱 잘 일으키게 하는데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촬영하게 되면 더욱 변형된 형태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카메라 움직임만으로 그림 같은 사진 이미지를 만들 수는 없고 촬영 장소의 빛의 조건과 카메라의 조건을 맞추어 주었을 때 비로소 카메라 내부에서 빛의 휘어짐과 중복이 일어나면서 그림 같은 사진이 완성된다.

물체가 여러 개로 중첩되거나 하나의 물체가 독립적으로 2개의 이미지로 촬영된 경우는 빛이 2개 이상의 조리개 구멍을 통과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내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조리개 구멍이 하나뿐인 일반적인 카메라이다. 

이런 현상은 카메라로 들어온 빛의 진행 방향과 같게 카메라의 움직임이 있을 때 짧은 순간이지만 빛이 위치가 바뀐 카메라의 조리개를 여러 번 통과하면서 마치 다중 촬영된 것처럼 여러 개의 중첩된 이미지가 만들어지거나 비슷한 이미지가 2개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2020년 6월 윤상민